출장용접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검은 비단 위에 금빛으로 새겨진 매·죽·난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임진왜란의 불길과 병자호란의 화마, 일제강점기의 강탈을 버티며 되돌아온 보물 제2607호 ‘삼청첩’은 곧 민족의 생존을 증언하는 유물이다.탄은 이정(李楨, 1555~1636)이 그린 매·죽·난의 선묘는 부드러움보다 곧음으로, 장식보다 정신으로 빛난다. 빛바랜 비단은 어둠처럼 배경이 되고, 금빛 필선은 그 어둠을 뚫고 나오는 정신처럼 보인다. 왜군의 칼에 팔을 다친 이정은 절치부심 끝에 그림을 다시 집필했고, 불굴의 의지는 그대로 붓끝에 남았다.┼
병자호란 때 화마에 그을리고 19세기 말 일본으로 반출됐으나, 1935년 간송 전형필이 일본 경매에서 455원에 매입해 환수했다. 당시 정선 화첩이나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150원 정도였던 시절이었다. 이후 2015년 전면 수리를 거쳤고, 2018년 보물로 지정됐다.(간송미술관 허용 학예총괄)
┼ 대구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전 ‘삼청도도–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를 열고 보물 ‘삼청첩’을 최초로 전면 공개했다. ‘삼청(三淸)’은 매화·대나무·난초를 뜻한다. 매화는 추위를 이겨내는 절개, 대나무는 꺾이지 않는 곧음, 난초는 은은한 향기로 고결한 마음을 상징한다. 군자의 덕목으로 불린 ‘삼청’은 조선 선비들의 정신적 지표이자, 역사적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은 기개의 상징이었다. 이번 전시는 삼청의 정신을 담은 작품 35건 100점을 4부에 걸쳐 조명한다.1부의 주인공은 ‘삼청첩’이다. 세종대왕의 고손자인 탄은 이정이 그린 매·죽·난에 당대 문인 최립의 시, 한호의 글씨, 차천로의 글이 더해진 시화첩으로, ‘한 시대의 보물(一世之寶)’로 불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표지와 공란, 불에 탄 흔적까지 포함한 총 56면이 모두 처음 공개된다.26일 간송미술관 대구에서 만난 전인건 관장은 “검은 비단의 섬유 하나하나에 박힌 손상을 제거하는 정밀 작업이었다. 원형을 해치지 않고 본래 색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며 “임진왜란·병자호란·일제강점기를 버텨낸 이 유물 자체가 민족의 극복 서사를 담고 있다. 광복 80주년에 가장 적절한 전시”라고 말했다.간송미술관 신현진 학예연구사는 “국난 속에서도 민족적 자존의식이 미술로 발현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단순한 사군자 전시가 아니라,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인물들의 그림을 통해 시대정신을 되새기고자 했다는 것이다.’삼청첩’을 중심으로 전시를 펼친 그는 “이정의 금빛 대나무가 주는 감흥은 압도적이었다”며 “이번에야말로 표지, 공란, 불에 탄 흔적까지 모두 공개해 국난의 서사를 오롯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이정은 조선 묵죽화의 기준을 세운 거장이지만 대중적으로는 다소 낯선 이름”이라며 “내년 서거 400주년을 맞아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위상을 재조명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
“이정 이후의 대나무 그림은 부드럽거나 화려하거나 기세가 강해지는 등 변화를 겪었지만, 그 기준점은 모두 이정에 있었다”(신현진 학예연구사)
┼2부에서는 이정의 대표작 ‘풍죽’, 유일한 인물화 ‘문월도’, ‘유금강산권’ 등 13건 15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정의 자화상같은 ‘문월도’는 달을 가리키는 은자의 소매 끝은 고사와 연결된다. ‘달을 보지 말고 손가락을 보라’는 의미처럼 성찰과 은둔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3부는 난세 속 절의지사들의 삼청 작품 10건 16점을, 4부는 광복을 향한 항일 지사들의 삼청 작품 11건 13점을 전시한다.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김진우, 독립군의 초석이 된 이회영, 을미의병 출신 박기정,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 김진만 등의 묵죽화가 포함됐다. 칼날 같은 대나무 잎은 무너짐이 아니라 기개의 떨림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전시장 마지막에는 백범 김구의 글귀가 적혀 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이번 기획은 단순한 회화사 연구를 넘어, 광복 80주년의 역사적 맥락과 오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삼청도도는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다. 국난을 극복하며 이어져온 문화의 힘을 오늘에 전한다” (전인건 관장)
┼전인건 관장은 “대구는 국채보상운동과 항일 정신의 중심지였다”며 “이번 전시가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자리이자, 문화로 나라의 정신을 지켜온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전시에는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겸 사업가 마크 테토(Mark Tetto)가 참여해 국·영문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오는 12월21일까지 대구간송미술관 전시실 4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출장용접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검은 비단 위에 금빛으로 새겨진 매·죽·난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임진왜란의 불길과 병자호란의 화마, 일제강점기의 강탈을 버티며 되돌아온 보물 제2607호 ‘삼청첩’은 곧 민족의 생존을 증언하는 유물이다.
탄은 이정(李楨, 1555~1636)이 그린 매·죽·난의 선묘는 부드러움보다 곧음으로, 장식보다 정신으로 빛난다.
빛바랜 비단은 어둠처럼 배경이 되고, 금빛 필선은 그 어둠을 뚫고 나오는 정신처럼 보인다. 왜군의 칼에 팔을 다친 이정은 절치부심 끝에 그림을 다시 집필했고, 불굴의 의지는 그대로 붓끝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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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때 화마에 그을리고 19세기 말 일본으로 반출됐으나, 1935년 간송 전형필이 일본 경매에서 455원에 매입해 환수했다. 당시 정선 화첩이나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150원 정도였던 시절이었다. 이후 2015년 전면 수리를 거쳤고, 2018년 보물로 지정됐다.(간송미술관 허용 학예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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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전 ‘삼청도도–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를 열고 보물 ‘삼청첩’을 최초로 전면 공개했다.
‘삼청(三淸)’은 매화·대나무·난초를 뜻한다. 매화는 추위를 이겨내는 절개, 대나무는 꺾이지 않는 곧음, 난초는 은은한 향기로 고결한 마음을 상징한다.
군자의 덕목으로 불린 ‘삼청’은 조선 선비들의 정신적 지표이자, 역사적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은 기개의 상징이었다. 이번 전시는 삼청의 정신을 담은 작품 35건 100점을 4부에 걸쳐 조명한다.
1부의 주인공은 ‘삼청첩’이다. 세종대왕의 고손자인 탄은 이정이 그린 매·죽·난에 당대 문인 최립의 시, 한호의 글씨, 차천로의 글이 더해진 시화첩으로, ‘한 시대의 보물(一世之寶)’로 불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표지와 공란, 불에 탄 흔적까지 포함한 총 56면이 모두 처음 공개된다.
26일 간송미술관 대구에서 만난 전인건 관장은 “검은 비단의 섬유 하나하나에 박힌 손상을 제거하는 정밀 작업이었다. 원형을 해치지 않고 본래 색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며 “임진왜란·병자호란·일제강점기를 버텨낸 이 유물 자체가 민족의 극복 서사를 담고 있다. 광복 80주년에 가장 적절한 전시”라고 말했다.
간송미술관 신현진 학예연구사는 “국난 속에서도 민족적 자존의식이 미술로 발현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단순한 사군자 전시가 아니라,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인물들의 그림을 통해 시대정신을 되새기고자 했다는 것이다.
‘삼청첩’을 중심으로 전시를 펼친 그는 “이정의 금빛 대나무가 주는 감흥은 압도적이었다”며 “이번에야말로 표지, 공란, 불에 탄 흔적까지 모두 공개해 국난의 서사를 오롯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정은 조선 묵죽화의 기준을 세운 거장이지만 대중적으로는 다소 낯선 이름”이라며 “내년 서거 400주년을 맞아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위상을 재조명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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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이후의 대나무 그림은 부드럽거나 화려하거나 기세가 강해지는 등 변화를 겪었지만, 그 기준점은 모두 이정에 있었다”(신현진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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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이정의 대표작 ‘풍죽’, 유일한 인물화 ‘문월도’, ‘유금강산권’ 등 13건 15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정의 자화상같은 ‘문월도’는 달을 가리키는 은자의 소매 끝은 고사와 연결된다. ‘달을 보지 말고 손가락을 보라’는 의미처럼 성찰과 은둔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3부는 난세 속 절의지사들의 삼청 작품 10건 16점을, 4부는 광복을 향한 항일 지사들의 삼청 작품 11건 13점을 전시한다.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김진우, 독립군의 초석이 된 이회영, 을미의병 출신 박기정,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 김진만 등의 묵죽화가 포함됐다. 칼날 같은 대나무 잎은 무너짐이 아니라 기개의 떨림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장 마지막에는 백범 김구의 글귀가 적혀 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이번 기획은 단순한 회화사 연구를 넘어, 광복 80주년의 역사적 맥락과 오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삼청도도는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다. 국난을 극복하며 이어져온 문화의 힘을 오늘에 전한다” (전인건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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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건 관장은 “대구는 국채보상운동과 항일 정신의 중심지였다”며 “이번 전시가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자리이자, 문화로 나라의 정신을 지켜온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겸 사업가 마크 테토(Mark Tetto)가 참여해 국·영문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오는 12월21일까지 대구간송미술관 전시실 4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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